출간도서

출간도서

아침 기도(Morning Prayer)

정지원 시조집

아침 기도(Morning Prayer)

정지원 시조집
  • 저자

    정지원
  • 출간일

    2026년 10월 16일
  • 페이지

    108쪽
  • 판형

    신국판 변형(150mm×220mm)
  • 정가

    12,000원

책 소개


   꽃이 피는 순간을 바라보고, 저무는 해 앞에서 지나온 시간을 떠올린다. 정지원의 시조집 『아침 기도』에는 자연과 사람, 고향과 어머니, 그리움과 세월이 한 폭의 오래된 사진처럼 겹겹이 포개져 있다.


   매화와 청노루귀, 할미꽃과 배롱나무에서 시작된 시선은 어느새 잊을 수 없는 얼굴과 지나간 날들에 닿는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 그림 같은 지난날”을 돌아보면서도 시인은 슬픔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해 보러 달려갔더니 / 내 가슴에 있더라”는 짧은 깨달음처럼, 삶의 빛은 다시 우리 안에서 피어난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 오래 품은 그리움도, 가슴속 맺힌 멍울도 새벽빛 앞에서 조금씩 녹아내린다. 사진의 셔터로 순간의 빛을 담아오던 시인이 이제 시조의 정형 속에 길어 올린 것은 지나온 생의 온기다. 『아침 기도』는 잊고 있던 계절과 사람을 다시 불러내며, 오늘의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지금 어떤 아침이 오고 있는가.


시인 정지원


<문학공간> 詩 등단 및 <세종문학> 시조 등단

<나루문학상> 수상

<이병주 국제 디카시 공모전> 우수상

<26뉴욕 디카시 공모전> 장려상

<황순원 디카시 공모전> 입상

<홍성, 고성, 평택 1회와 2회, 기림의 날 디카시 공모전> 입상

<2023 당진시 올해의 문학인 > 선정

2017년 11월 내셔널지오그래픽 입상 및 게재

시 & 사진 동인전 다수 초대, 개인전 4회

前 <한국디팍사진가협회> 오산지회장

前 나루문학회장

現 (사)우리詩진흥회 회원


[저서]

시집 「매화놀이」

사진시집 「엄마의 꽃밥상」

디카시집 「홍매서정」, 「쉿, 비밀」

디카시조집 「처녀치마」

공저 「독창」, 「화조반란」


추천사

시인의 말


제1부. 밤마실

밤마실

매화

변산바람꽃

빗물 방울이

봄호수

으름꽃

개심사의 봄

금붓꽃

미선나무

족두리꽃

할미꽃

홀아비바람꽃

청노루귀

잔디꽃

봄날은 간다


제2부. 녹색의 시간

녹색의 시간

골뱅이

솜다리

매미 탄생

병아리난

꿩의다리

문수암에서

반딧불이

안개바다

독창

사랑은

나도개감채

갯완두



제3부. 배롱나무

배롱나무

꽃마리

금괭이눈

안성맞춤

일출 1

솔나리

산길에서

보름달의 충고

생가기행

수제비

부부송

일출 2

일몰

고분길



제4부. 아침 기도


도리이

귀로

북천역

과꽃

백 주년 삼일절

아침 기도 1

가을비

경계

아침 기도 2

호랑가시나무

목화솜

반영

회상

함박웃음

송학묘



해설





밤새워 내린 눈 속 파묻힌 별을 밟고

찬바람 키로 재며 돛으로써 모은 손

언 땅 위 여명 번져 와

눈물처럼 동튼다


눈사람 닮은 자태 밤새워 선 그 자린

세상의 모진 풍파 스르르 잠재우고

이 새벽 다 품어 안고

그지없이 깊어라


깊고 깊은 어둠 걷혀 봄날로 피어날 때

가슴속 맺힌 멍울 소리 없이 녹아내려

온 누리 닿은 햇살이

눈부시게 흐르네


- 본문 시조 ‘아침 기도 1’ 전문



   시인은 꽃을 보며 가족을 떠올리고, 가족을 생각하며 다시 자연을 바라본다. 매화에는 겨울을 견딘 마음이 있고, 고개 숙인 할미꽃에는 할머니의 모습이 있으며, 작은 들꽃에는 어머니를 향한 깊은 그리움이 배어 있다. 자연은 시인의 삶과 분리된 배경이 아니다. 가족의 이야기와 어린 시절의 기억, 고향의 정서가 깃든 생활의 자리다. 그래서 꽃과 나무를 노래하는 시편에서도 독자는 한 사람의 생애와 그 안에 남은 사랑을 읽게 된다.


   『아침 기도』에는 지나간 사람과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흐른다. 그러나 그 그리움은 과거를 억지로 되돌리려는 마음이 아니다. 시인은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을 인정하면서도, 그 시절을 소중히 바라본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과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은 사라지는 대신 꽃과 별, 강물과 노을 같은 모습으로 현재의 마음속에 남는다. 지나간 날을 잊지 않는다는 것은 그날에 붙잡혀 사는 일이 아니라, 그 시간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머니와 고향을 다룬 시편에서는 시인의 마음이 더욱 따뜻하게 드러난다. 어머니를 기다리던 시간, 할머니를 떠나보낸 날, 집에서 먹던 소박한 음식과 부엌의 냄새, 고향의 길과 뒷동산이 한데 어우러진다. 시인은 특별한 사건보다 평범한 생활의 장면 속에서 기억의 본질을 발견한다. 오래된 집과 우물, 여름밤의 매미 소리, 어머니가 차려주던 음식은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한 사람의 삶을 가장 선명하게 되살리는 기억이 된다.


   이 시집에는 오래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담담한 깨달음도 있다. 멀리서 찾던 빛이 결국 자신의 마음 안에 있었다는 생각, 모나지 않게 둥글게 살아왔다는 고백은 삶의 기쁨과 상실을 지나온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조용히 돌아보며 얻은 마음이다. 


   『아침 기도』에서 아침은 단순히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 아니다. 긴 밤을 지나 마음속에 맺힌 것들이 조금씩 풀리고, 다시 세상을 받아들일 힘을 얻는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쉽게 말하지 못한 서운함과 오래된 후회가 있다. 시인은 그것들을 억지로 지우려 하지 않는다. 다만 시간이 흐르고 빛이 스며들면, 굳어 있던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시집의 아침은 바로 그런 회복의 시간이다.


   시인의 기도는 소박하다. 꽃이 피는 것을 바라보고, 떠난 사람을 잊지 않으며, 오늘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다. 그에게 시를 쓰는 일은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는 일이면서, 지금도 이어지는 삶에 감사하는 일이기도 하다.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깊은 기억을 품고 있는지, 사랑했던 사람들의 흔적이 얼마나 오래 우리 안에 남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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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원 시인은 오랫동안 렌즈로 붙잡던 찰나의 빛을 이제 정형(定型)의 그릇에 옮겨 담는다. 셔터가 순간을 포착하는 도구였다면, 시조의 삼장(三章)은 그 순간을 삭히고 발효시켜 마침내 숙성의 시간으로 완성해 낸다. 

   매화와 변산바람꽃, 청노루귀 같은 이름 없는 봄꽃들의 개화 앞에서 시인은 존재의 견딤을 배우고, 표제작인 「아침 기도」에 이르러서는 어둠과 빛, 죽음과 생의 경계를 건너는 인간의 근원적 갈망을 정갈한 언어로 응축해 낸다. 

   화려한 수사를 걷어낸 자리에 남는 것은 오직 정직한 관찰과 절제된 리듬이다. 시린 아침을 건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시조집은 조용한 위로의 기도가 되어줄 것이다. (임봄 /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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