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도서
그런 날이 많았다
유순정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그런 날이 많았다
유순정 시인의 세 번째 시집저자
유순정출간일
2026년 10월 16일페이지
144쪽판형
변형판형(135*210mm)정가
15,000원살다 보면 문득 지나간 날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오래 잊고 있던 얼굴이 떠오르고, 어느 봄날의 햇살과 비 냄새, 한 사람이 건넸던 짧은 말이 다시 마음에 닿는다. 유순정 시인의 『그런 날이 많았다』는 그렇게 세월 속에 남아 있는 마음을 한 편 한 편의 시로 꺼내놓은 시집이다.
사랑했던 사람과 젊은 날의 기억,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스쳐 간 인연과 계절의 풍경이 꽃과 바람, 비와 노을을 따라 이어진다. 시인은 지나간 것을 붙잡기보다 그 안에 남은 온기를 바라본다. 아팠던 날도, 기다렸던 날도, 오래 마음에 품었던 사람도 결국 오늘의 자신을 이루는 시간이었음을 조용히 받아들인다.
“세월은 우리 얼굴에 시간을 새기지만 / 마음속에 핀 꽃까지 가져가지 못한다.” 여기서 말하는 꽃은 지나온 생의 흔적이며 아직 남아 있는 마음의 봄이다. 늦게 피는 꽃이 있고 빈 가지 끝에서 다시 돋는 새순이 있듯, 사람의 마음에도 다시 시작되는 계절이 있다.
지나간 사람을 떠올리고 싶은 날, 오래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은 날, 오늘이라는 시간을 조금 더 다정하게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시집이다. 『그런 날이 많았다』를 덮을 즈음에는 지나간 날보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오늘 피어 있는 꽃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될 것이다.
시인 유순정
• 경남 거창 출생
• 거창여자고등학교 졸업
• 신라대학교 사회복지학 박사
• (전) 가드재가복지센터 대표 겸 시설장
• (전) 사회복지법인 창해 시설장
• 현재 장선종합사회복지관 관장
•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상담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
• 한국사회복지상담학회 이사
• 계간종합문예지 문화와문학타임 제49호 시인으로 등단
• 신인상 수상. 2026년 문화와문학타임 작품상 수상
E-mail _ usj2494@hanmail.net
추천사
시인의 말
제1부. 사랑하는 이유
연심(戀心)
나의 별에게
양귀비 꽃
처음
라일락
화양연화(花樣年華)
사랑하는 이유
결혼행진곡
고운 봄
18세 봄
홀로 사랑
사랑, 비
자전거
인생을 꽃에 비유한 이유
어느 날
아, 짧은 봄날이여
사이
오래 접어둔 편지
엄마!
보고 싶은 얼굴
상사병(相思病)
제2부. 우리가 사랑한 것들
부부의 계절
태종사 수국
개화
봄이 온다
개나리
우중연화(雨中蓮花)
꽃망울
민들레꽃
연꽃처럼
그런 날이 많았다
고백
빈 가지
꿈
여백
그래도 괜찮다
지친 마음아
꽃무리
우리가 사랑한 것들
소중한 사람
안녕
작은 그리움
제3부. 돌아오지 않을 것들에게
어쩌면
돌아오지 않을 것들에게
무상(無常)
추억 속으로
봄은
그것 하나면 된다
봄비 오는 날
철새의 의리
항해
칠월
텃밭
행복한 날
해질녘
말투가 고운 사람
빈손
예불 소리
토닥, 토닥
마음껏 웃어보렴
꼼지락, 꼼지락
입추
운문사의 가을이여!
광대
제4부. 영원한 빛을 향하여
타인
가을 풍경
저울
겨울 장미
고목
바람 앞에서
질투
한 송이 꽃
송정 카페
우산
붉은 노을
그런 사람
부산 아가씨
해운대
헛소문
시인의 하루
낮달
무인도
인연의 재해석
영원한 빛을 향하여
바다가 그리운 날
비를 기다렸고
꽃이 보고 싶은 날도
비를 기다렸다
괜스레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오래 맑았고
구름은 몇 번이나 지나갔다
먼 하늘 바라보며
오지 않을 비를 기다렸다
지나간 사람
지나간 계절
한 번쯤은 돌아올 것 같아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돌아오지 않는 것은
돌아오지 않는 대로
그 자리에 있는데
한 번 떠난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지나간 계절을 기다리고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기다리고
그런 날이 많았다
- 본문 詩 ‘그런 날이 많았다’ 전문
살다 보면 지난날이 불쑥 가까워질 때가 있다. 오래 잊고 있던 얼굴이 떠오르고, 별것 아니었던 말 한마디가 이상하리만큼 선명해진다. 그때는 몰랐던 마음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아보게 된다. 사랑이었고, 그리움이었고, 고마움이었다는 것을.
유순정 시인의 『그런 날이 많았다』는 그렇게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시집이다. 사랑했던 사람, 젊은 날의 기억, 어머니, 스쳐 간 인연, 말없이 곁을 지켜준 사람들까지 오래 살아온 시간 속에서 만난 마음들이 한 편 한 편의 시가 되었다. 그 기억들은 꽃과 비, 바람과 노을, 계절의 풍경을 빌려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세월은 / 우리 얼굴에 / 시간을 새기지만 / 마음속에 핀 꽃까지 / 가져가지 못한다.” 시 「화양연화」의 이 구절에는 시인이 세월을 바라보는 마음이 잘 담겨 있다. 젊음도 사람도 계절도 지나가지만, 한때 마음 깊이 들어온 것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어느 꽃의 향기에서, 비 오는 저녁에서, 오래된 말 한마디에서 다시 살아난다.
표제작 「그런 날이 많았다」에도 돌아오지 않는 것을 오래 기다려 본 사람의 마음이 스며 있다. 다시 갈 수 없는 한때에 대한 아쉬움, 놓쳐버린 사람에 대한 그리움, 흘러가는 세월을 바라보는 쓸쓸함이 잔잔하게 흐른다. 시인은 그 마음을 애써 감추거나 크게 부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기억과 독자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유순정 시인의 시는 삶에서 그리 멀지 않다. 텃밭에서 익어가는 토마토, 비를 맞으며 가는 자전거, 바닷가 카페, 해질녘의 노을, “밥은 묵었나” 하고 건네는 말 한마디도 시가 된다. 오래 살수록 마음에 남는 것은 이런 작은 순간들인지도 모른다.
꽃이 자주 등장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꽃은 피고 지기를 거듭하면서 계절을 보여주고, 시인은 그 모습에서 사람의 시간을 읽는다. 빈 가지를 견딘 뒤 꽃이 피고, 얼어붙은 땅속에서도 새싹은 제때를 기다린다. 젊음이 지나갔다고 삶의 봄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마음이 그 안에 있다. 세월이 남긴 것은 상실만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조금 깊어진 눈이었다.
그 끝에서 시인은 다시 오늘로 돌아온다. 지나간 봄이 아름다웠다고 해서 지금의 계절까지 흘려보낼 수는 없다. 오늘 곁에 있는 사람, 지금 바라볼 수 있는 하늘, 아직 피어 있는 꽃도 언젠가는 그리운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시인이 말하는 화양연화는 먼 훗날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가깝다.
『그런 날이 많았다』는 세월을 지나오며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인 것들을 가만히 꺼내보게 하는 시집이다. 지나온 사랑들을 그리워한 날도 있었고, 마음 아픈 날도 있었으며, 덕분에 웃었던 날도 있었다. 그 수많은 날이 모여 지금의 한 사람을 만든다. 유순정 시인의 시는 지나간 날을 품은 채, 아직 우리에게 남아 있는 오늘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