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도서
슬픈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허신 소설집
슬픈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허신 소설집저자
허신출간일
2026년 11월 16일페이지
232쪽판형
신국판형(152*225mm)정가
16,000원그렇다. 소설은 타자의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하는 상대적 창작물이다. 그럴싸한 도구이거나 감상자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이지만은 그 행방의 도구를 찾기까지의 고단함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번민과 고통이 따르는 작업이 글쓰기이다. 독자는 내 이면의 백년지기 손님이요, 어우러짐의 동지이다. 함께 소통으로 공감하며 인륜의 대소사를 가슴으로 생각으로 공유하는 공동의 창작자인 셈이다.
불면으로 새벽을 맞이하며 자신과의 싸움에 허물을 묻지 않고 운명인 양 팔자인 양 고독한 길 위에서 누리는 놀라운 자유를 작금의 행복으로 생각하며 의연히 이 길을 걸어온 지도 어느덧 10여 년 강산이 한 번쯤 변한 구구한 시간 속에서 아직도 나에게는 방대한 분량의 해묵고 빛바랜 휴먼의 원고가 두문불출한 채 고통을 인내하며 언젠가 때가 되면 세상의 글 빛이 되어 창작의 눈을 뜨리라.
독방에서의 빛과 자유를 찾듯 잉태된 허구가 독자를 배알할 그날이 언제일까를 추리하며 목 늘여 나의 시선을 붙잡는다. 내 부단한 글 욕심이 가져온 무분별의 소치였을 거라고 하면 좀 위안이 되려나? 흰 백지 위에 헛것이었을 광대놀이에 작가는 오늘도 해 저무는 붉은 서녘 쓸쓸한 노을을 바라보며 심오한 마음이다.
저자 허신
인천 서구 가좌동 출생
토박이 작가
[작가연보]
2013년 「꿈이 머문 슬픈 인형」
2014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2024년 「이 시대의 자화상」, 「잊혀진 주소 168번지」, 「문학을 흉내내었습니다」, 「꿈의 정적 그 누추한 진실」
2025년 「분홍빛 궁전」
작가의 말
01. 신혼, 격렬한 둥지
02. 꿈
03. 저세상의 계시
04. 묵언 수행
05. 환란
06. 초록빛 바다
07. 7월의 봉선화
08. 향불
09. 사노라면
10. 부처
11. 또 다른 이유
12. 엄마의 초상
13. 갈대밭의 기적
14. 격랑의 바다
15. 황혼이 질 무렵
16. 미완의 그림자
17. 본능의 질주
18. 나만의 유토피아
19. 나는 누구인가
20. 고향에 가는 길
21. 이장
22. 아버지의 소원
23. 무던한 흔적
24. 처연의 빛
25. 인생은 부메랑
26. 무지로소이다
27. 장날
28. 산불
29. 나에게 그리운 것 하나 있다면
30. 미락을 찾아서
31. 외로움의 시간 속에서
32. 이제는 조용히 머물고 싶어
33. 은막
34. 우연
부재의 글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공부가 죽기보다 싫어 최종 학력이 국졸인 그가 쓴 여덟 번째의 소설로 원제 ‘슬픈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다. 젊어 한때는 무명 가수로 전국 극장 쇼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대망의 출세 가도를 향해 두 장의 음반까지 출시했지만 현실이 되지 못한 안타까움은 평생의 한으로 남았을 뿐이다. 이렇게 판도라의 상자는 닫혀 꿈은 여실히 사라지고…
그러나 오뚜기가 되고 싶었다. 다시 새로운 그 무엇인가에 넋을 빼앗겨 버린 나는 이번에 한술 더 떠 하늘의 별을 따자고 했다. 감히 같잖고 엉뚱한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자 팔을 들어 내 영혼과 혼신의 힘을 기울여 소설을 써보자고 했다. 자서전을 선두로 그렇게 시작된 나의 작가 생활은 책상머리에 갇힌 은둔자가 되어 날 밝기를 마다하고 집필에 집념하고 있다.
눈과 두 귀 생각의 열반 전두엽은 아직 놀랄 만큼 건실하기에 세월의 연륜에 구애는 없음이다. 생각을 기울이면 글에 대한 열망이 버거운 만큼 새록새록 샘이 솟듯 잉태하여 쓰고 또 써야 하는 할 일 없는 나의 노후를 행복하게 한다. 참으로 나는 복 받은 사람이다. 늦복이라고 하자. 나의 하루하루는 책상머리가 좋다.
성경 속 한 구절은 이렇게 말한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그 죄가 잉태하면 사망을 낳는다고. 그늘이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노라면 눕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또한 돈이 있으면 만용을 부리고 행세를 하려는 불취불의 심리! 인간 세계에서만 있을 수 있는 비천한 잠재의식이다. 없이 살던 빈자가 어쩌다 졸부가 되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잊듯 자칫 이질적 인간이 되기 십상이다. 거만해지고 당돌해지며 남을 하찮게 여긴다. 세상 인심이 아집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다수의 희망적 사랑의 메시지가 전해질 때 다행스러운 마음이다. 내 가진 것을 나누고 남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사랑이 있기에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외치고 싶은 것이다. 염원하고 소망하는 필자의 부르짖음이다.
아울러 이 소설 속 주인공인 그녀도 찢어지게 가난한 무소불위의 삶을 살다가 철이 들고 성인이 되지 억척기벽으로 돈을 모아 말년을 남부럽지 않게 살만한 부를 갖게 된다. 시집가기 사흘 전에 등창이 나드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이제 이만큼 있으면 죽을 때까지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겠지 하는 안도의 한숨이 있기 전에 번 돈 써보지도 못할 나이, 이젠 몸이 늙어버렸다. 일가친척 피붙이 하나 없는 세상에 혼자인 그녀, 그 누구에게도 선뜻 자신의 재산을 넘겨줄 그 아무도 없다. 자신의 운명이 좁혀져 오는 날 정의를 위하여 쓰여질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마음먹는다.
젊은 날 여자의 몸이지만 패기 하나로 오지의 섬을 낙원으로 만든 홍익 여인이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소설 속엔 쓰여지지 않은 미제의 글이지만 모나고 가파른 이 시대 이 사회에 경종하는 의미 깊어 작가의 말 속에 얼버무려 넣었다. 좀 더 따듯한 세상이 되었으면 싶기에 가진 것이 없으니 빈 손이다. 나는 왜 하필 가난한 아버지의 딸이었을까? 검정 고무신에 맨발인 아버지의 벗은 발에 그 누군가 포근한 양말 한 켤레 신겨주었으면, 또한 아버지의 빈 지게에 그 누군가 쌀 한 가마니 지워 아버지가 행복한 웃음을 짓게 했더라면… 수천 년 고대 로마의 신화는 아직도 그대로인데 왜 백 년도 못 살고 간 아버지의 고된 흔적은 지워져 없을까? 해 지는 석양의 노을을 바라보듯 문지방에 기대어 곁눈으로 아버지를 지켜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아해하는 딸이다.
이 소설은 쇠꼬챙이 송곳 하나 모루 박을 땅뙈기 한 평 없는 삶을 모태로 한 순 엉터리 가상 밖의 삶을 각색한 소설임을 밝힌다. 왜 그리 가난했느냐고 이의를 제기한다면 이렇게밖에 말할 수가 없다. 백성의 가난은 나라님도 못 당한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일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빈곤의 시대였고 내 것이 아니면 굶어 죽거나 못 먹어 부황이 나 죽어야 했던 비참한 망국적 과거사였기에 민중의 삶은 피곤하고 고달플 수밖에 없었으니 참 우둔하게 산 인생들임을 지금의 아이들은 알기나 할까?
쌀이 없으면 라면이라도 삶아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철부지 어느 할아버지와 손주 녀석의 옛날이야기에서 붉어진 그 한마디를 웃어넘기기에 앞서 이 시대 우리 기성세대에게 무한한 울림을 준 네 살박이 아이의 천진난만한 한마디였음을 기억할 일이다. 물질만능 시대의 아이와 구세대 아이의 생각은 이렇게도 다를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지금은 흔해 터진 게 라면이지만 굳이 대거리를 한다면 그 시대에 무슨 라면이 있었을까? 라면이라는 두 글자 용어 자체도 들어보지도 못한 소리였고 실물 라면조차 있지도 않은 생소함 자체였음을 아이가 커가면서 느껴 주었으면 거꾸로의 과거가 평정을 찾으련만. 아이야, 라면을 못 끓여 먹고 굶고 살아서 대단히 미안하구나. 데끼이 이노옴!
끝으로 이에 느낌 하나 있다면 작가 자신의 유년의 실태를 표방하는 의미 같아 감개무량하면서 뭉클한 마음이다. 세상은 넓고 우아하다. 그러나 잘 먹고 잘 사는 21세기 이 시대에도 아직 내 유년의 시대 닮은 꼴 인생들이 부지기수인 것을!